우리의 의지만큼은 이어져야한다.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 영웅에게 걸맞은 최후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아니, 아니. 총은 내려놓고 이야기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명심하세요.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당신은 영웅입니다.
그 때 네가 말했다. "죽지 마."
섬뜩할 정도로 광막한 하늘입니다. 느리게 유영하는 새는 높게 뻗은 나뭇잎 사이를 노닐고, 찝찌레한 공기 중에는 녹처럼 슨 혈액의 악취가 스며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기억합니까? 거부할 수 없는 검은 해일에 잡아먹혀 수몰된 우리는 이제, 침몰할 때입니다. 그러니 이름을 불러 주세요. 이 벅찬 침몰 속에서 숨 쉬는 방법을 잊지 않도록.
나는 그 사람을 기다려 그 사람과의 봄을 기다려
도시의 소란을 삼켜버릴 것만 같은 겨울. 하늘에서 모래처럼 마른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괴물의 푸른 피를 뒤집어쓴 지친 행색. 익숙하지만 기억하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얼굴. 원망일지 집념일지 모를 것이 담긴 두 눈.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바로, 당신의 탐정과 처음 만난 날이었습니다.
나는 그 때 눈치채고 만 거야. 손가락의 미약한 열기는 악보에도 번질 수 있었어.
당신이 돌아갈 세계는 사랑과 정의, 어느 쪽인가요?
상사인 편집장은 흡혈귀 에 대한 기사를 써오라며 닦달하고 당신이 살고 있는 공통주택에는 수상한 이웃이 존재합니다. 레티샤 아엘리아. 어때요. 무사히 살아남을 자신이 있나요?
이제 확신할 수 있겠어요. 저한테는 당신이 필요한 거였어요.